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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아이를 독립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일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내게 남은 결론은 비교적 단순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할 것. 타인의 삶에 개입해 그 사람을 바꾸려 들지 않을 것. 반대로 타인이 내 삶을 대신 결정하게 두지도 않을 것. 그리고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살지 않을 것.

이 생각은 나 자신에게만 적용하고 싶은 원칙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부모의 기대를 대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는 독립적인 존재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과도 이어졌다.

이 글은 책 전체를 요약하려는 글이 아니다. 내게 오래 남은 생각을 내 삶과 자녀 교육의 기준으로 다시 적어 보는 독서노트다.

‘지금, 여기’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책은 인생을 선이 아니라 점의 연속으로 본다. 과거가 현재를 완전히 결정한다는 생각, 현재의 노력은 먼 훗날의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생각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한다.

나는 이 말이 과거를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라고 읽었다.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지금의 선택까지 과거에 내맡기지는 말자는 뜻에 가깝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지금 맺고 있는 관계와 지금의 삶에 충실한 것. 그것이 내게 남은 ‘지금, 여기’의 의미다.

질문: 최근 내가 과거나 먼 미래를 이유로 미뤄 둔 선택은 무엇인가? 오늘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은 무엇일까?

타인의 과제는 어디까지일까?

아들러 심리학에서 가장 강하게 남은 표현은 ‘과제의 분리’다. 어떤 선택의 결과를 최종적으로 감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 방식이다. 그 결과를 감당할 사람이 아이 자신이라면, 그 선택은 결국 아이의 과제다.

부모는 아이를 걱정한다는 이유로 아이의 과제에 쉽게 끼어든다. 일을 대신 해 주고, 더 안전해 보이는 길을 정해 주고, 실패하지 않도록 대신 결정해 주는 일이 그렇다. 그러나 그런 도움을 거듭할수록 아이가 자기 선택의 결과를 배우고 책임질 기회는 줄어든다.

내가 적용하고 싶은 원칙은 냉정한 방임이 아니다. 아이를 믿고 필요한 때 곁에 있으면서도, 아이의 삶을 대신 살아 주지는 않는 것이다. 믿는 일은 부모의 과제이고, 그 믿음에 어떻게 응답할지는 아이의 과제라는 구분이 필요해 보인다.

질문: 나는 아이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어떤 일을 대신하고 있는가? 기다려 주는 편이 더 나을 장면은 무엇인가?

칭찬을 행동의 보상으로만 쓰지 않기

이 책에서 가장 강렬했던 주장 가운데 하나는 ‘야단치지 말라’는 말보다 ‘칭찬하지도 말라’는 말이었다. 나는 아직 이 주장에 완전히 공감하지는 않는다. 부모가 아이를 칭찬하고 싶어 하는 마음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가 칭찬을 받기 위해 바람직한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은 이해할 수 있었다. 부모의 “잘했다”가 행동의 기준이 되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보다 부모가 무엇을 좋아할지를 먼저 살피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칭찬하고 싶은 순간에는 먼저 아이에게 묻고 싶다. “너는 어떻게 느꼈니?”, “기분이 좋니?”, “뿌듯했니?”, “이런 일이 또 있었으면 좋겠니?” 아이가 자신의 행동과 그때의 감정을 스스로 연결해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내 감정도 솔직하게 나누고 싶다. “아빠도 기분이 좋아. 네가 행복해하니 나도 행복해.” 이 말이 아이를 다음 행동으로 이끌기 위한 보상이 아니라, 아이의 기쁨을 함께 느끼는 관계 속 표현이었으면 한다.

내가 이 책에서 받아들이고 싶은 것은 ‘칭찬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칭찬을 아이를 움직이는 도구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인정받으려는 마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기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다. 문제는 그 욕구가 내 선택의 기준이 될 때다. 모두에게 미움받지 않으려 애쓰다 보면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느라 정작 내 기준을 잃게 된다.

아이들이 남의 평가에 맞추어 안전하게 사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타인의 평가를 전혀 듣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뜻도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는 있지만, 그 의견이 자기 삶의 방향을 대신 정하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 사람. 그런 독립성을 지녔으면 한다.

질문: 나는 아이가 어떤 평가를 받을 때 가장 불안해지는가? 그 불안은 아이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부모로서 내가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연결되어 있는가?

바꾸려 하기보다 경계를 세우기

누군가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는 마음은 관계를 쉽게 힘겨루기로 만든다. 상대가 내 뜻대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대화의 목적은 이해가 아니라 굴복이 되기 쉽다.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자유는 하고 싶은 대로 사는 데 있지 않고, 타인의 평가와 기대에 끌려가지 않는 데 있는 듯하다.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내 기준에 따라 사는 것. 그리고 나 역시 타인의 삶을 내 뜻대로 만들려 하지 않는 것.

아이와의 관계에도 이 경계가 필요하다. 부모의 경험과 조언을 전할 수는 있지만, 아이가 나와 같은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 아이는 부모와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그 다름이 곧 관계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을 것이다.

질문: 최근 누군가를 바꾸려 했던 일은 무엇이었나?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태도와, 상대가 결정할 몫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독립은 혼자가 되는 일이 아니다

과제의 분리가 서로에게 무관심해지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책은 자기수용, 타자신뢰, 타자공헌을 함께 말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조건 없이 타인을 믿으려 하며,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감각을 갖는 일이다.

아이들이 독립적인 존재가 되기를 바란다는 것은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게 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필요할 때 도움을 청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자신도 누군가에게 기여할 수 있다는 감각을 갖게 하고 싶다는 뜻에 더 가깝다.

그러려면 부모인 내가 먼저 연습해야 할 일이 있다. 아이를 성취나 행동의 결과로만 평가하지 않고, 존재 자체에 감사하는 일이다. 잘했을 때만 칭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실망하기보다, 아이가 자기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질문: 나는 아이의 행동과 존재를 충분히 구분하고 있는가? 결과와 무관하게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감사는 무엇인가?

지금부터 적용해 보고 싶은 것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당장 모든 관계에서 흔들리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타인의 평가가 신경 쓰이고, 아이의 선택이 불안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 불안을 이유로 내 삶의 과제를 남에게 넘기거나 아이의 과제를 빼앗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붙들고 싶은 다섯 가지 문장은 다음과 같다.

  1. 지금, 여기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2. 내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구분한다.
  3. 인정받기보다 공헌한다는 마음으로 산다.
  4. 미움받는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는다.
  5. 타인의 행위만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감사한다.

이 기준들이 정답을 알려 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나 자신과 아이들을 독립적인 존재로 존중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의 선택을 돌아보게 하는 기준은 되어 줄 것 같다.

작성 과정: 이 글은 작성자의 독서 메모를 바탕으로 GPT-5와 함께 질문형 초안을 구성하고, ChatGPT-5.6 Sol의 문장 편집을 거쳤다. 최종 검토와 공개 결정은 작성자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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